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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가격 구하기

경제 2007/11/10 00:15 by 알밥





질문 : 현재주가 60만원인 삼성전자의 주식 100주를 한 달 후에 주당 61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현재 주당 8만원의 현대차 주식 100주를 3개월 후에 주당 8만원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이런 권리들에 대한 이론적인 적정 가치를 구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 권리는 자신에게 유리할 때에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익을 볼 가능성은 있고, 손해를 볼 가능성이 없으므로 누구나 이 권리를 갖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이 권리는 분명히 어떤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를 옵션이라 부르는데, 매수의 선택권이 부여된 옵션을 콜옵션(call option), 매도의 선택권이 부여된 옵션을 풋옵션(put option)이라 부릅니다. 옵션은 기초자산인 주식에 대한 대표적인 파생금융상품입니다.


앞서 언급한 옵션의 적정 가치를 알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Yes입니다. 그 적정가치를 얻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금융시장의 이자율과 해당 주식에 대한 수익률의 표준편차 (또는 주가에 log를 취한 확률변수의 표준편자)이고 이를 변동성(volatility)이라 부릅니다. 변동성은 현대 금융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단어입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서 옵션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질문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현재 주가는 주당 50달러라고 가정합시다.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중요한 재판의 결과가 일주일 후에 공표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승소하면 일주일 후에 주식 값은 60% 상승해서 주당 80달러가 됩니다. 만일 패소한다면 주가는 20% 하락해서 주당 40달러가 됩니다. 재판의 승소 확률은 반반이고,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이런 상황에 처한 걸 알고 있습니다. 이때 일주일 후에 마이크로소프트 1주를 6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의 현재 적정 가치는 얼마일까요? (조건을 단순화 시켜서 시장은 완전시장이고, 거래 비용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물론 아주 짧은 기간인 1주일 동안의 이자도 없다고 가정합니다.)


이 문제는 얼핏 보기에 아주 쉬워 보입니다. 내가 이 옵션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주가가 80달러로 올랐을 경우엔 80달러짜리 주식을 60달러에 사서 곧바로 팔면 20달러의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40달러로 떨어졌을 경우에는 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되므로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각 경우가 발생한 확률이 반반이므로 옵션의 소유로 인한 이익의 기대치는 10달러입니다. 즉 내가 이 옵션을 소유하는 것은 일주일 후 현금 10달러를 소유한 것과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일주일동안 무이자이므로 이 옵션의 현재 적정 가치는 10달러입니다.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MIT의 폴 새뮤얼슨 교수는 바실리에의 모형을 수정한 기하 브라운 운동(기하 랜덤워크라고 불리기도 하며 현재까지도 주로 쓰이는 모형입니다.)을 사용해서 1965년에 'Rational Theory of Warrant Pricing',(Industrial Management Review vol 6/2, p 13-32.)이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새뮤얼슨의 방법은 바로 위에서 설명한 방법과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기하 브라운 운동을 바탕으로 옵션의 만기의 기대값을 구하고, 그 값을 이자율로 할인해서 현재의 옵션 가치를 구하는 지극히 당연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모두가 수긍했던 이 방식은 치명적인 오류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 개념은 바로 차익거래(Arbitrage)의 발생입니다. Arbitrage trading이란 전혀 위험을 동반하지 않은 채 이익을 수반하는 거래를 말합니다. 당연히 무위험 이익이 발생하게 만드는 가격은 적정 가격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제 위에서 말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대한 옵션이 10달러로 거래된다고 가정하고 Arbitrage trading이 발생함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내가 이 옵션을 10달러에 팔고, 15달러를 은행에서 더 빌려 25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1/2주를 사면 어떻게 될까를 따져봅시다. (위에서 주식이 분할 가능하고 공매와 차입이 가능한 완전시장을 가정했습니다.)


만약 일주일 후 주가가 80달러로 오른다면 내가 가진 주식의 가치는  40 달러가 됩니다. 이를 팔아 은행에서 빌린 돈 15달러를 갚으면 25달러가 남습니다. 여기서 내가 판 옵션은 이제 그 가치가 80-60 = 20 달러가 되었으므로 옵션의 소유자에게 20달러를 부담하고 나면 내겐 순이익 5달러가 남게 됩니다. 만약 주가가 40달러로 떨어지는 경우 내가 판 옵션은 그 가치 가 0이 되므로, 나는 은행에서 빌린 돈 15달러만 갚으면 되는데 내가 소유한 주식의 가치는 40/2 = 20 달러이므로 이 경우에도 5달러의 이익이 남게 됩니다. 즉 나는 한 푼의 밑천도 없이, 어떤 위험도 없이 일주일 후에 5달러의 순이익을 남기는 Arbitrage trading에 성공한 것입니다.


폴 새뮤얼슨의 논문의 결과도 이와 똑같은 방식의 Arbitrage trading을 허용합니다. 이에 새뮤얼슨은 자신의 가장 탁월한 제자인 로버트 머턴(Robert Merton)에게 옵션의 적정가격을 구하는 문제를 맡깁니다. 머턴은 칼텍에서 제럴드 휘트먼의 지도아래 수학을 공부하던 대학원생이었는데, 새뮤얼슨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며 MIT 경제과 대학원으로 데려온 학생입니다. 머턴을 만난 새뮤얼슨은 ‘이런 천재는 여태껏 본 적이 없다’는 찬사를 남겼으며, 머턴은 새뮤얼슨의 기대 이상으로 20세기 금융이론 전반에 걸쳐 절대적인 업적을 남긴, 금융이론의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로 불리는 대가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머턴보다 간발의 차이로 옵션 가격이론의 해답에 먼저 도달한 그룹이 바로 피셔 블랙(Fischer Black)과 마이런 숄즈(Myron Scholes)입니다. 블랙과 숄즈는 이토의 보조정리를 이용하여 오늘날 블랙-숄즈 식이라 불리는 옵션은 가격평가이론을 먼저 도출했고, 머턴은 이들보다 약간 늦었지만 훨씬 깊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해가 1973년입니다.

Black, Fischer; Myron Scholes (1973). "The Pricing of Options and Corporate Liabilitie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81 (3): 637-654.

Merton, Robert C. (1973). "Theory of Rational Option Pricing". Bell Journal of Economics and Management Science 4 (1): 141-183.


공교롭게도 같은 해에 시카고에서 옵션 거래시장이 개설되었고, 그 이후의 금융시장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폭발적인 성장과 발전을 하게 됩니다.


이제 블랙와 숄즈의 방식으로 위에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대한 옵션의 적정가격을 구해보겠습니다. 주식을 S라 하고 옵션을 c라 놓고, 나는 옵션 하나를 팔면서 주식을 Δ 개 만큼 사들입니다. 즉 내 자산은 ΔS-1c 가 됩니다. 이것이 일주일 후 무위험이 되도록 Δ를 조정합니다. 주식이 오르면 내 자산은 80Δ-20 이 되고, 내리면 내 자산은 40Δ 가 됩니다. 이 두 가지 경우가 같은 값이 되는 Δ, 즉 방정식 80Δ-20 = 40Δ 을 풀면 Δ = 1/2 을 얻습니다. 이때 일주일 후 내 자산의 값어치는 20달러가 됩니다. 즉 주식 1/2주를 사들이고 옵션 하나를 팔면 나는 주식이 오르던 내리던 일주일 후 20달러어치의 무위험 자산을 보유합니다. 이자가 없으므로 일주일 후 20달어어치의 무위험 자산의 현재가치 역시 20달러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내 자산 1/2S-1c = 20달러입니다. 현재 S가 50 달러이므로 c = 25-20 = 5 달러가 됩니다. (이 설명이 바로 노벨상을 받은 방법의 핵심입니다.)


블랙은 1995년에 사망했고, 숄즈와 머턴은 이 업적으로 199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살아남은(?) 숄즈와 머턴은 이때 각각 56살, 53살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해, 숄즈와 머턴은 노벨상의 기쁨을 모조리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거대한 재앙의 사건을 만납니다. 현대 금융에서 가장 쇼킹했고, 또 가장 중요한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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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로미오님께서 2007년 8월 15일에 본인의 블로그에 발표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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