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7년 9월 21일오후부터 다음날 저녁때까지 지속된 갈치낚시 여행의 뒷 얘기 총3부중 1부입니다.
2부 : 갈치대신 복!
3부 : 복어의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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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도 매주 가면 지겹다. 돈도 돈이려니와 체력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낚시가 맘먹고 하자면 참 힘든 일이라는게 그 이유다. 뻑하면 밤새고 장거리 운전은 기본에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술먹고 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낚시에 꽂힌 초짜조사들과 같이 다니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 줘야 한다.. 라고 말하고 보니 뭔가 대단히 노련한 조사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맨날 먹거리 잡기위주의 하빠리 낚시만 즐기는 주제에...
이번 타겟은 그 유명한 목포 갈치.
막판까지 치열하게 홍원 갑오징어하고 경합을 벌이다가 결국 갈치로 결정이 되었는데 그 바람에 갑오징어가 가출해서 마티즈 몰고 가서 의왕 나자로 마을에 칩거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갈치 낚시는 주로 가을에 목포 영암 등지에서 행해지는데, 주로 밤낚시이다. 갈치가 밤에 연안으로 접근하기 때문인데 배타고 멀리 갈거라면 모르지만 어차피 놀러 가는거 밤에 가기로 했다.
방파제나 방조제에서 집어등 대용으로 서치라이트 켜고 루어(바루컴의 옥색물결이라는 분이 만든 물결채비가 특효~)로 잡기도 하지만 그것 보다는 확실한 조과가 보장되는 배를 타기로 했다. 배라고 해봐야 항해하는 배도 아니고 목포 내항 한가운데에 몇척씩 묶어 놓은 배에 올라 외줄낚시로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멀미 걱정도 없고, 제반 편의시설이 좋아서 초보나 여성에게 편한 방식이다.
출발은 맨날 그 멤버들이 우리집에 모여서 짐정리하고 출발하는 방식을 그대로 채용하고, 서해안 도로를 달려 목포로 향한다. 전날 전화걸어서 예약도 했지만 사실 예약이 거의 불필요하다. 만에 하나 사람이 몰려서 자리가 부족할 때에는 예약이 필요하겠지..
갈치는 그 맛에 비해 생긴게 참 살벌하게 생겼다.
아주 표독하게 생겼고, 실제로 표독하다. 이빨을 보면 무슨 날카로운 톱같고, 한번 물리면 상처가 지그재그로 찢어져서 지혈도 잘 안될 정도다. 큰넘한테 물리면 손가락 정도는 포기해 줘야 한다. 최소한 목장갑, 가죽장갑을 권장한다.
3미터 이내의 연질대에 2-3000번 릴 정도, 목줄은 3-4호 이상이면 문제 없는데, 1호로도 잡을 수 있다. 아주 큰넘만 아니라면. 갈치 이빨이 살벌하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게, 외줄낚시에서는 바늘 근처 목줄채비가 철사 와이어를 쓰기 때문이다. 루어에서도 약간의 와이어를 쓰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캐스팅에 좀 문제가 있다.
원줄 밑에 와이어 채비에 고리달고 발광 케미를 달아서 갈치의 주광성을 자극해 주고, 10호 미만의 봉돌을 달아 준다. 그 밑에 와이어 바늘을 한개 혹은 두개를 달아주게 된다.
이렇게 생겼다.
나름 단순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갈치 낚시에 최고 효과를 지닌 채비 되겠다. 저 케미는 무슨 공연이나 축제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재질인데 사진에 것은 좀 큰 것이고, 일반적으로 낚시에는 좀 작은 것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좀 큰게 더 효과가 있지 않겠나 싶지만.. 갈치 맘이다.
미끼는? 여러가지 미끼가 효능이 있는데 현지 상인들은 냉동빙어를 추천한다. 그게 아마 마진이 높은 이유겠지만, 효과도 있다. 그 말고도 미꾸라지나 피래미, 심지어는 갈치살을 썰어서 쓰기도 한다. 회뜨고 남은 부위를 썰어서 사용하면 일석이조~
가다가 휴게소에서 기름 한번 넣어주고, 나는 운전하고 나름 초짜이면서도 이론적 소양은 20년 조사라고 주장하는 동행이, 다른 두 초짜들에게 매듭법을 강의한다. 그러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들 자고 있다. 왜 사람들은 뭔가 배운다 싶으면 일단 잠이 드는 걸까...
아마도 미래에는 수면중 교육법 같은게 널리 성행할 거 같다.
목포에 도착해서 이거저거 챙기고, 배에 오른 시간은 이미 해가 진 이후 어슴푸레한 전경이다. 사진이 몇장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초상권을 생각해서 숨긴다.
그리고 시작한 갈치낚시.. 별로 안 잡힌다.
그래도..
이런게 올라온다. 나름 풀치급은 벗어난 , 좀 되는 갈치다. 사진 보니까, 아무래도 술한잔 한 분위기인데, 사실 저 때까지는 술 안 먹었었다.
이 대목에서 갈치 사이즈에 관한 얘기 한마디. 갈치는 보다시피 무척 길기에 길이나 무게로 따지지를 않는다. 납작한 갈치를 바닥에 놓고 그 폭을 어른 손가락 두께로 따진다. 이지면 손가락 두게 폭, 즉 젓갈담는 용도로 쓰는 갈치새끼, 풀치다. 삼지면 양념장에 조려서 뼈째 먹기 좋은 사이즈, 회로 뜬다면 뼈채 세꼬시 썰어서 먹는 용도이다. 위의 갈치는 삼치를 넘어 사지에 육박하는 급인데, 회로 썰때, 포를 떠서 등뼈를 제하고 먹어야 하는 수준이다.
사지급 이상은 구워먹는 사이즈이다. 그 이상은 목포에는 없다. 원양 갈치들은 보통 사지가 넘는다. 가끔 산갈치인가? 길이가 칠팔미터가 넘는 초대형 갈치들이 잡히기도 하는데, 그런건 맛이 없을 것 같다. 실제로도 맛이 없다 한다. 제일 맛있는 갈치는 목포 먹갈치 삼지급.
제주 은갈치는 아무래도 목포 먹갈치에 비해선 고소한 맛이 좀 떨어진다고 한다. 제주도 분들이 들으면 화내겠네..그냥 목포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얼버무리고 넘어가자.
그리고 시장갈치만 보아온 사람들이 주의해 봐야 할 것은 갈치의 색깔이다. 결코 흰색이나 은색이 아니다. 무슨 크롬도금한 금속같은 수준이다. 갓 잡아 올린 갈치가 집어등 조명발에 비쳐 무지개색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은 실제로 잡아본 사람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아름다움이다.
거기다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이어지는 등지느러미의 현란한 웨이브는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이거 카메라에 제대로 담기는 진짜 힘들 것이다.
와중에 마눌님께서도 한수 하신다.
갈치 낚시는 생각보다 좀 예민한 구석이 있다. 이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입질이 매우 약다. 붕어 찌낚시 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또 갯바위 감생이 구멍찌낚시 하시는 분들도 들으면 웃겠지만 사실 모든 낚시는 예민해 지고 있다. 심지어 망둥이 낚시도 예전같지 않게 개체수도 줄고 예민해 지고 있다.
바늘에 달린 빙어를 갈치가 공격할 때, 아래쪽에서 위로 올라오면서 무는 듯 하다. 그리고 갈치 이빨은 칼 같고 주둥이 자체가 세로로 납작하고 날카롭기 때문에, 빙어를 한입에 칼로 자른 듯이 잘라버리는 일이 흔하다. 그러니 바늘을 피하기 일쑤다. 결국, 단번에 바늘이 꽂히는, 흔히 일본식 영어로 후킹이 되는 경우가 좀 드물어 졌다.
결국, 갈치들이 개체수가 많아서 서로 심하게 경쟁을 하는 경우라면 덮썩 덮썩 물어 주겠지만 개체수는 줄고, 낚시대는 많이 드리워져 있고 하다 보니까 갈치들도 날카로와 진 것같다. 한번 슬쩍 물어보고, 별 문제가 없으면 또 한번 물어 보고, 세번째나 네번째까지 별 이상이 없어야 확실하게 무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첫 입질이 들어 왔을 때, 바로 챔질을 하지 말고, 일단 삼십센치 정도 더 줄을 내려서, 미끼가 신기하게 도망가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좀더 기다리다가 한번더 입질이 들어오면, 좀더 내려주고, 결국 갈치가 안심하고 빙어 토막을 확실하게 물고 도망가는 쑤욱~ 당기는 입질이 들어올 때 비로소 챔질에 들어가야 되는 것이다.
많은 경우, 특히 갈치가 입질이 더 예민하고 마리수가 없을 때에는 한두번 입질하고 도망가 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이 날도 그랬다. 비가 많이 내려서 수문을 열어 민물을 많이 빼는 바람에 갈치가 만에 떼로 몰려오지는 않은 상황이었다는 해명이다. 갈치가 마리수도 적고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었다. 마리수라도 많으면 낚시대를 손에 들고 입질을 기다려서 민감한 입질이 들어오면 거부감 없이 줄을 제때 제때 내려주고, 입질을 유도할 수도 있겠는데 삼십분에 한번 입질이 들어올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낚시대를 들고 기다리는 것은 힘들다.
뱃전에 낚시대를 걸어 놓고 기다리다가 갑자기 입질이 들어오면 반응이 느려져서 갈치가 거부감을 느끼고 도망가게 되니까 더욱 더 조황이 떨어진다. 결국 조황은 부진했다. 전날은 새벽 두시경 한타임 떼로 몰려 들어서 대박을 쳤다는데, 이 날 우리에게는 그런 행운은 없었다. 이젠 꽁으로 낚시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지어 망둥이조차도 액션 없이 기다리면 몇마리 못잡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래도 꽤 잡았다. 일단 저녁 챙겨 먹고, 장기전에 돌입해서 슬슬 잡다가, 열한시경 그 동안 잡은 갈치 중에서 큰놈 빼고 여섯마리 골라서 회를 썰었다.
배가 고정되어 있고, 파도도 없는 내만이니까 뱃전에 이렇게 차려놓고 먹어도 아무 이상없다. 목포에서도 신도시의 야경을 눈앞에 두고, 휘황찬란한 집어등을 켜놓고 낚시하는 배들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즐기는 갈치회는 안그래도 맛있는데 정말 좋다.
갈치회는 원래 배에서만 먹는 걸로 유명하지만, 요즘에는 갈치회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보관 및 운반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그래도 역시 갈치회는 잡아서 바로 먹는게 최고다.
보이는가? 저 현란한 육질~~
갈치회의 특이점은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원래 생선은 비린내가 없다. 비린내는 생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일 뿐이다. 즉, 살아있거나 싱싱한 생선은 비린내가 없다. 하지만 모든 생선은 그 생선만의 독특한 냄새가 있기 마련이다. 광어, 우럭, 이런 것들 역시 특유의 냄새가 있다. 예민한 사람은 냄새만으로도 그 생선을 구별한다. 농어는 농어대로, 돔은 돔대로 냄새가 있다. 하지만 갈치는 그게 없다고 말할 정도로 약하다.
그리고 지방의 함유율이 높아서 지방 특유의 고소한 맛이 강하다. 즉 냄새없고 고소하고, 갈치 이름 그대로 칼칼하다. 그 신선한 갈치를 손질해서 물기를 뺀 후 꼬득꼬득하게 썰어서 먹는 맛은 진짜 일품이다. 회맛중에서 최상급에 속한다. 하지만 그게 일류 음식으로 승격되기는 힘들 것 같다. 갈치라는 생선 자체의 품격이나, 갈치회를 먹는 전통등이 토속적이긴 하지만 화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말고도 특이한 점은, 갈치의 비늘이다. 비늘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고운 은색 입자로 되어 있는데, 그게 일설에 의하면 립스틱에 광택제로 쓰였다고도 한다. 그거 먹으면 설사한다. 그러니까 손질할 때 쑤세미로 박박 문질러서 몽땅 벗겨낸다. 그러면 갈치가 살색이 되어 버린다.
지느러미 다 자르고 대가리 꼬리 치고 비늘까지 긁어내고, 남은 살을, 삼지급은 그대로 뼈의 방향과 엇갈리게 세꼬시 썰기, 사지급은 등뼈를 발라내고 썰기로 썰면 저렇게 된다. 저 회는 배에 있는 가이드에게 부탁해서 썰어 온 것으로 여섯마리 썰었는데 일회용 도시락 두개로 수북하게 나왔다.
맥주 몇캔이 사라지고, 소주가 두어병 없어지고..
목포 내만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갔다.
야경을 찍은 사진이 하나 있으면 좋겠는데, 사실 다들 고기도 별로 안 나오고,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사진도 별로 안 찍었다. 그러면서도 갈치회를 먹어 보더니 다들 눈이 벌개서 밤을 꼬박 새운다. 배에서 내리기로 되어 있는 여섯시까지 언제나 갈치떼가 한번쯤이라도 몰려들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네명이 앉아서 겨우 열댓마리 갈치를 잡고서 밤만 꼴딱 새우고 헬렐레 올라오게 되는 줄 알았다.
적어도 이 넘이 등장하기 까지는..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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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물대장... 볼살이 터져 나갈 거 가터요. 배둘레햄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인격이 장난이 아니군효... 머... 나도 만만치는 않지만...
2007/12/05 02:02그런데... 찌질넷 언제 테스트 해 보면 되요?
헉~~갈치회`~
2007/12/29 20:02쥑입니다요`~
담주에 제주도 집에 가는데
회를 실컷 먹고 와야겠습니다.
갈치 좋죠..
2007/12/29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