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미국인들은 7000억불의 구제 금융에 반대하는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감정에 흔들리는 바보들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가장 큰 고통은 망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진 금융 재벌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 당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결국 이것 또한 현 부시정부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드러난 반응입니다. 일반 서민들이 모기지 대란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많은 의회 의원들이 이에대한 금융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우리도 니덜 세금 깍아주느라 돈 엄꺼든~ 그러니까 돈도 엄쓰면서 비싼 집 산 넘들은 그냥 Drop dead 해줬으면 좋겠어." 라며 자유시장 경제의 원칙과 행동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던 잉간들이 갑자기 금융재벌회사가 망한다니까 허겁지겁 "Raw capitalism is dead" (Paulson 재무부 장관의 말) 라며 설치는 모습에 진저리를 치는거죠.
그리고 신용경색, 금융시장 붕괴, 소비의 급격한 위축, 대량실업이라는 단계 가운데 겨우 첫 단계라, 아직 그 고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또한 보통의 경우 경제문제로 인해 금융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 경우는 금융 시장쪽에서 발생한 문제가 실물 경제쪽으로 넘어오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특이한 사태이기에 수백만불의 연봉을 즐기던 얄미운 펀드투자가 놈들이 망하는 것과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는 감정과 어우러져 "설마 저 싹아쥐 엄는 아이들이 망한다고 공황이 오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2. 문제가 정말 심각한가?
헨리 폴슨이라는 전 골드만 삭스의 CEO이며, 원시 자유시장 경제 신봉자이자, 두달 전 부터 "미국 경제가 망할 것 같지 않다면 결코 의회에 자금지원을 요청하지 않겠다"던 그가, ‘금융 사회주의자’라는 욕까지 얻어먹어가며 캘리포니아 출신의 깡마른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 (사실은 하원 의원장이지만) 낸시 펠로시에게 무릎을 꿇어가며 (실제로 무릎을 꿇고 손을 쥐고 사정했습니다) 애원을 했습니다. 그녀가 쌀쌀맞게 "공화당원들이 문제라구요"라고 하니까 "압니다. 알아요..." 라고까지하며 읍소했습니다.
3. 7000억불이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나?
물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현재 7000억불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다음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경제 공황상태를 미루는 것 뿐입니다. 제가 만약 오바마라면 "나 안해~ McSame, 니가 해라~" 할 것 같습니다.
7000억불이면 엄청난 돈이지만, 오늘 Iceland가 Glitnir Bank라는 한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투입한 금액이 600만 유로이며, 이를 미국과 Iceland 인구비로 보정하면 8500억불의 구제금융에 해당합니다.
4. CDS란?
1994년 어느 주말, JPMorgan 은행가들이 플로리다의 한 휴양지에 모여서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돈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토의를 합니다. 당시 수백억불의 자금을 기업과 외국에 빌려주며 돈장사를 하던 그들에겐 연방법에 의해 묶인 엄청난 보증자본 또한 군침을 흘릴만한 먹이였습니다.
"위험"에 대비하는 것 하면 당연하게 떠올리는 것이 바로 "보험"이죠. 이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로 보험이란 말이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 3자(AIG같은 보험회사)가 그들이 빌려준 돈에 대한 위험을 떠안고, 대신 은행은 보험료조로 일정금액을 그 제 3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의 CDS(Credit Default Swap)라는 계약을 만들어 내기로 합의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막대한 준비금을 썩힐 필요없이 (위험이 없어졌으므로) 다시 돈장사하는데 쓸 수 있게 되는거죠.
1997년 MIT를 갓졸업한 25살 먹은 Terri Duhon이 Bistro라는 상품을 팔기 시작한 이후로 (이거 계산하는 거 무지 복잡하더군요) CDS 시장규모는 매해 두배씩 뛰어 2007년엔 62조불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 사실 이 시장 규모도 전무에 가까운 규제로 인해 확실하지 않은 수치라고 합니다
AIG가 4400억불의 CDS를 갖고 내려앉은 이유는, 전통적인 보험상품의 전략을 이 CDS에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옆집 사람이 교통사고를 낸 것이 내가 교통사고를 낼 확률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한 회사가 부도를 내고 망하면 그 여파로 다른 회사들까지 연쇄도산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커다란 회사 하나가 도산하게 되면 여려 회사들이 우수수 쓰러지며 AIG가 지급해야할 보험금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Warren Buffett이 이를 Financial WMD라고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5. The greatest pain is yet to come.
10%가 넘는 실업률, 10%에 가까운 은행이자, 주택가격의 지속적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IMF는 주택과 주식 가격 하락으로 인한 wealth effect과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인해 이번 불황이 3년이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합니다(링크). 주식과 부동산에 몰빵하고 제게 전화를 걸어 "언제쯤 미국이 나아질 것 같냐?"고 물어보는 사람에게 제가 해주는 말은 아주 간단합니다. "집값 오르면...". 현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제게 언제쯤 주식을 사야 되냐고 물어봐도 역시 "집값 오르면..." ...
덧글) 왜 아무도 이런 경제의 붕괴 위험을 알려주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택버블의 위험성을 꽤 오래전부터 경고했었습니다. 물론 "넉대가 나타났다"는 식의 반복된 경고들로 사람들이 신물을 낸 경우도 있었죠.
PAUL KRUGMAN은 3년전인 2005년 8월 8일 "That Hissing Sound"라는 글을 통해 버블에 대한 경고를 하지만, 우파 사람들의 반응은 "비관적인 크루그먼씨... 증거를 대시오" 였답니다.
푸후@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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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확천금의 꿈과 참혹한 불황의 이중주
Tracked from 上善若水 삭제10년전의 IMF를 기억하는 사람들중 상당수는 지금까지 '기회를 노렸다가 과감히 행동을 취해서' 일확천금을 노려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추락하는 증시를 관망하고 있을 겁니다.
2008/10/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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