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재(憲裁), 21개월간 미뤄온 종부세 결정 빨리 내리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은 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 그리고 보통 시민 사이에서도 종부세 폐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종부세 논란은 헌법재판소가 2006년 12월 접수된 헌법소원에 대해 제때 합헌 위헌 양단간에 결정만 내렸으면 진작 마감됐을 것이다. 종부세 위헌 논란의 큰 쟁점은 가족 명의 부동산 가액(價額)을 합산해 과세하는 '가구별 합산'이 위헌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위헌으로 결론 나면 과세기준 '6억 이상'을 '9억 이상'으로 바꾸는 것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러나 헌재는 헌법소원 접수 21개월이 지난 18일에야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누구 눈에나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종부세법 개정 논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살펴보며 국회의 종부세법 개정으로 문제가 저절로 해소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비치게 돼있다.
헌법재판소법 규정엔 위헌심판이나 헌법소원에 대해 180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헌재는 이것이 훈시(訓示) 규정이라며 무시해왔다. 2005년 제기된 사립학교법 위헌소송도 2년 가까이 끌다가 국회의 법 개정으로 청구인들이 위헌 여부를 다툴 이유가 없게 돼 소송을 취하하자 판단도 하지 않고 끝냈다.
헌재는 지난 3일 종부세법에 대한 판단을 연말까지 내리겠다면서 그동안 일부러 결정을 늦춰온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6년 12월 첫 사건 접수 후 개정 종부세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추가 접수됐고, 지난 4월엔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등 7차례나 비슷한 위헌소송이 제기돼 새 쟁점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헌재 결정은 재판연구관 팀들의 기초연구와 재판관들의 자료 검토를 거쳐 평의(評議)를 열어 내려진다. 중요 사건은 공개변론도 거치기 때문에 사건 평균 처리기간이 1년8개월이나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종부세법은 외국 입법례(例)도 적어 판단이 어렵다는 게 헌재 주장이다.
그러나 종부세는 작년에 이미 수십만명이 세금을 냈고 오는 11월 25일 국세청이 다시 올해분 고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고지서가 나갔거나 세금이 납부된 후 '위헌' 결정이라도 내려지게 되면 그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헌재는 더 이상 정치권 논란이 흘러가는 걸 곁눈질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하루빨리 판단을 내려야 한다. 헌법재판관들도 "지연(遲延)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法諺)쯤은 대학 때 배웠을 것 아닌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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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져온 글은 며칠 전 조선일보의 사설입니다. 그 동안 조선일보의 성향과 위 사설의 논조로 봐서는 조만간 헌재가 종부세법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내릴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일주일쯤 전에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법 위헌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측은 본인들의 실제 의도는 어떨지 모르지만 종부세는 합헌이고,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세대별 합산 과세에 대해서도 공평한 세금 부담을 실현하고 소득의 재분배 효과를 이루기 위해서 합당한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제 제가 코코님과 댓글을 주고 받으면서 나눈 이야기 중에 부동산 보유세 문제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많은 토론을 나눴지만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 제가
조선일보 사설에서 말하는 '가구별 합산' 조항에 관해서는, 유사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소득세법상의 자산소득의 부부단위 합산과세에 대해서 “특정한 법률이 혼인한 자를 불리하게 하는 차별취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표현으로 헌재가 02년 8월에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고, 다른 나라에서도 부동산세법에서 가구별로 합산 과세하는 제도를 도입한 나라가 없기 때문에 많은 법학자들은 위헌의 소지가 충분하고, 헌재 판결에서도 가구별 합산 조항은 헌법불일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재산세와 소득세 모두 개인단위로 과세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소득세의 부부단위 합산과세가 위헌결정을 받아 개인단위 과세로 전환됐고, 가구단위 합산과세를 하던 재산세도 위헌결정을 받아 그 시행이 중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실행되고 있는 주택에 대한 양도세도, 현행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제도처럼, 개인별이 아닌 세대를 기준으로 과세의 중과 여부, 비과세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양도세는 과세단위는 아닙니다.) 그리고 종부세는 헌재의 02년 판결과 달리 가족을 불리하게 하는 차별적인 내용보다는 가족간에 재산을 분산시켜 높은 세부담을 피하려는 편법행위를 막는 적절한 과세방법이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강하고, 양도소득세의 경우처럼 세대별 과세는 정책적으로 선택 가능한 과세단위라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에 대해서 저는 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법학자들의 의견이 어떻든 제 의견을 후퇴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과세대상의 문제, 과세 표준의 문제, 개인의 세부담 상한제, 기준금액의 적정성 문제 등은 세제를 복잡하고 만들고, 가격산정이 어려움, 정확성 문제 등을 야기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나 위헌 여부까지 거론될 대상은 아닙니다.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도 94년 유사한 경우에 미실현 이득에 대한 조세가 헌법상의 조세개념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는 헌재의 결정이 내려졌으므로 위헌까지 들먹일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미실현 이득에 과세하는 경우 그 방법이 적절한가는 어느 정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을 때 그 상승분에 대해서 보유기간에 재산세나 종부세를 과세하고 양도시 양도차익에 대해서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이고, 또 종부세는 헌법에서 보장한 조세평등주의 위배와 재산권보장 원칙 위배, 과잉금지 원칙위배 그리고 소급과세와 원본침해라는 점을 엄밀히 부각시킨다면 위헌논쟁의 소지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찌질넷에서 그동안 종부세에 대한 여러 차례 토론이 있었고 최근에도 비토세력님, 소중한 사람님 등이 종부세에 대한 글을 올려주시고 거기에 대한 각종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반대세력들이 힘을 모아서 대응하고 있는 '위헌 논쟁'에 대한 분석은 없었습니다. 법률의 배경이나 당위성과는 달리 위헌 논쟁은 상당한 디테일과 법률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법률에 관한 디테일을 주제로 삼는 건 가급적 삼가하려고 했지만, 대왕관리자 불륜대사님이 법률 전문가이시고, 다른 분들도 당위성과 현실성이 어떻게 교차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의견도 주시라는 뜻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로미오@찌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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