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물뚝심송님이 찌질넷에 쓰신 "미국 금융 위기의 내일"과 "참 당혹스럽습니다"라는 두 개의 글을 합친 것 입니다. 이유는 첫번째 글이 두번째 글의 서론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입죠. 그리고 첫번째 글의 제목이 내용을 잘 표현해 준다 싶어서 가져다 썼습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부시는 거액(잠정적으로 7000억불? 후아..이거 대략 우리나라 일년 예산의 세배 가까이 되는군요. )을 쏟아 부을 것을 결정했고, 전세계의 이목은 과연 그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으로 돌아가 있군요.
금융의 측면에서야 그 돈으로 어찌어찌 모기지 관련 부실 채권들을 정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오름세로 돌아설 줄을 모르는데 이미 그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결국, 누가 청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닌, 오로지 주택 가격이 상승해야지만이 해결되는 문제라는 거죠.
하지만 미국에는 판매대기 주택물량이 엄청나게 있고, 아무리 금융기관들에게 달러가 쏟아 부어지더라도, 주택 가격이 오를 수는 없는 거겠죠. 더우기 주택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일제히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부시의 거액 베팅이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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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아주 골머리가 매후 심하게 극악하게 아프군요.
IMF시절은 제가 한참 사업 한다고 까불고 다닐 때였기도 하고, IMF 사태에 관련된 국내외 정세가 뭐랄까 좀 단순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세부 기술적인 측면을 제가 다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대략 이 사건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의도들이 부딪치면서 벌어졌는가에 대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미국 금융위기는 쉽지 않더군요.
로미오님 같이 금융쪽에 전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신 금융 기법에 대해선 그저 까막눈(헉스~)에 불과한 데다가,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위치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막막하기만 하더군요.
그렇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좀 나름대로 정확한 인식을 꼭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 계속 이리저리 무지 많이 읽어 봤지만,,, 뭐 영 신통치 않더군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번 꼭 정리를 해 보고 싶습니다. 좀 힘들더라도, 스스로 이 정도면 되었다~ 싶은 수준의 정리된 이해를 하고 싶다는 거죠. 좀 길어지더라도 제가 머리속에 정리하고 있는 내용들을 나열해 보려고 합니다. 각 부분에 대해 그건 맞다, 그건 아닌데~ 그건 좀 애매하지만 이런 측면도 있다~ 뭐 이런 식의 첨언들을 부탁해보고자 합니다.
특히 몇몇 자신의 내공을 숨기고 눈팅만 하거나, 찌질넷에서 뭔가 배워가기만 하면서 자기가 아는 것은 가르쳐 주지 않는, 기브앤 테이크 정신에 불충실한 알바들의 가열찬 참여를 기대해 보면서 뻔뻔한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뭔가 께름직한 것을 그냥 대충 넘어가면서, 나하고는 아마 관계 없을거야~ 관계 없어야 해~ 하면서 넘어가기에는 이번 사건은 너무 심각하지 않나요?
1. 미국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가 된 경위
이거 무지 복잡하더군요. 제가 어려서 배운대로, 원래 통화는 금본위였습니다. 은행은 금을 보유하는 만큼 화폐를 찍고, 그 화폐는 언제든지 금으로 교환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시절이 그리울 수도 있겠더군요. 그러나 이 금본위체제는 여러번 변화를 겪게 됩니다. 가장 심각한 금본위제의 문제점은 산업의 발달에 따른 유동성 요구량을 금이 따라갈 수 없다는 거죠. 금이 무한정 채굴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금태환을 넘어서 은태환도 하자는 둥 하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결국은 금 대신 달러가 기준이 되는 "달러의 기축통화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을 간략히 얘기해 보자면, 대영제국의 거대한 권위가 1차대전 전후로 미국의 막강한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그 결과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가 미국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미국 역시 30년대 공황을 맞게 되는데, 이 원인중에 금본위제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디플레이션 효과가 있다는 거죠.
루즈벨트는 초기에 금매수 정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그 결과 고정환율제도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었고 결국은 브레튼우즈 체제로 가게 되는거죠. 이 때, 달러가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만, 금본위제는 아직 살아 남게 됩니다. IMF가 이 무렵 설립되었다고 하더군요.
이 대목에서 마샬플랜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데, 2차대전으로 망가진 유럽을 살릴 방법은 솔직히 그거 밖에 없었다고 수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미국이 돈 풀어서 유럽을 재건한 셈이 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미국은 재정적자 무역적자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결국 1971년 미국은 금태환을 포기하게 되고 1976년 킹스턴 체제로 가게 됩니다. 이로써 금본위제도는 사라지게 되고, 달러화는 궁극적인 기축통화의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게 모든 문제의 시작점입니다.
2. 달러화가 수십년간 지속되는 미국의 무역적자,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는 이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1번의 내용에 들어 있습니다. 이제 금이 사라진 통화체계에서 달러는 무한히 찍어낼 수도 있고, 투자의 대상도 되는 신기한 존재가 되는거죠. 정상적인 체계, 굳이 금본위체제하의 통화가 아니더라도 무역에 참여하는 통화로써의 달러라면, 지속되는 미국의 무역적자 재정적자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는 없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달러는 계속 강세를 보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달러 약세가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인위적으로 강세를 도로 찾게 됩니다. 지금 금융위기가 달러의 가치를 강타하고 있지만, 위기가 넘어가면 달러는 또 강세를 찾을 겁니다.
이 메카니즘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미국이 달러를 펑펑 쓰면서 물건들을 수입해다가 소비하면, 그 물건들을 만든 나라는 대미 무역흑자를 보게 되죠. 이런 나라들은 (중국이 대표적이고 우리도 포함됩니다. ) 달러화의 가치가 폭락해버리면 암담해집니다.
결국 이 나라들은 자기들이 기껏 고생해서 물건 만들고 수출해서 대미흑자를 내고 나면 부들부들 떨면서 달러화 강세를 위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저리 채권을 사게 됩니다. 심지어 심한 경우에는 IMF구제금융등 지원달러를 받아도 그중 일부를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됩니다. 종이쪽지에 불과한 채권을 받아가면서 말입니다.
바로 이게 달러의 가치를 유지해주는 비밀인 겁니다.
그러다 보니, 미 정부가 발행한 채권 말고도 미 정부가 보증하는 것처럼 보이는 페니와 프레디의 채권도 사게 된다는 거죠. 어떻게 해서든 달러를 미국으로 되돌려 보내야 되니까..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3. 미국이 1,2차 산업보다 금융에 힘을 싣게 된 이유
미국은 겪을 거 다 겪은 나라입니다. 금본위제 하의 무서운 디플레이션(사실은 금본위제가 문제가 아니라 미국 스타일의 대량생산이 문제겠죠.), 유효 수요 부족으로 벌어진 대공황, 2차대전 직후 유럽을 살리기 위한 달러의 무차별 살포, 자국 통화가 세계 기축통화가 되는 과정, 재정적자, 무역적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대국.. 뭐 이런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 과잉에 들어간 겁니다. 따라서 좀 편하게 먹고 살고 싶어진거죠.
어느 세월에 물건 만들고 복잡하게 소프트웨어 코딩하고 그러겠습니까? 수학과 경제학으로 무장한 신동들이 만든 숫자놀음은 종사자들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줍니다. 골프치면서 12살난 딸아이에게 비행기 사줄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죠.
그런 인간의 본질적이고도 감성적인 문제가 주효하고, 이면에는 달러화의 위상에 따른 1,2차 산업의 고통이 수반되는 겁니다. 이건 죽었다 깨나도 달러는 강세인데 뭔 재주로 수출을 하겠습니까? 듣보잡 나라들이 만들어오는 저가의 생필품들은 마트에 차고 넘치는데..
물리학 생물학 이런거 다 필요없는 거죠. 그저 학위 몇개 따고 금융 공부해서 새로운 파생상품 하나 만들어서 헤드ㅤㅅㅔㅌ 머리에 쓰고 신나게 클릭질 해 대면, 상상을 초월하는 돈이 수중에 들어오게 되는 겁니다.
이게 3번의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4. 그렇게 넓은 미국에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 상승의 랠리가 왜 벌어졌을까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미국도 대도시 주택은 경쟁때문에라도 비싼게 당연한 거죠. 그러나 전국적인 주택가격 랠리가 벌어진 이유는 못 찾겠습니다.
유일하게 찾은 내용은...
그게 금융 종사자들에게 좋은 먹이감이었다.. 라는거 밖에 없습니다. 가장 손쉽고, 일본에서 해본 거고, 금융기관끼리 뭘 하는게 아니라 일반인들을 끌어들여 가치(이거.. 실재할까요? 아니면 장부상에서만 존재하는 걸까요? )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거대한 먹이감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제가 바로 현재 벌어지는 미국의 금융 위기의 핵심이고, 그렇게 끌어들인 먹이감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또 그것 때문에 저질러 놓은 일들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 금융위기를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라는 겁니다.
5. 주택담보와 관련된 금융 파생상품들의 난무
그 와중에 금융에 관련된 이론적 진보가 벌어집니다. 어떤 분야의 이론적 진보가 벌어지려면 그 분야에 관련되어 움직이는 돈의 규모가 커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하의 모든 학문에 적용되는 원칙이겠죠.
저로써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첨단 금융상품들이 등장하고, 이것들의 내용은 양자역학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만들어졌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내용이 뭔지 아무도 이해를 못하고, 그 내용에 기반한 거래를 직접 하는 사람들조차 이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사회적 여파를 가져오는지도 모르는 금융상품들이 등장하며, 당연한 결과로 정부의 규제는 도저히 이 템포를 따라갈 수 없게 된 겁니다.
크루그먼이나 스티글리츠도 이런 거래에 대해 정부의 규제가 없고, 업체들이 원하지 않았으니, 규제도 없으면서 구제를 바라지 말라고 외치곤 하지만, 도대체가 뭘 알아야 규제를 하거나 말거나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4번 얘기대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모기지론이 유행을 하게 되고, 이와 관련되어 부수적인 금융 파생상품들이 난무를 하게 됩니다 결국 이 상황은 말의 의미 그대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불러일으키게 되는거죠.
6.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의 원인
단순하게 보자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4,5번 답변에 이미 들어 있는 겁니다.
그러나 제가 이 질문을 별도로 뺀 이유는 그런 일차원적인 메카니즘 얘기를 하고자 한 게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얘기를 해 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세상은 항상 이렇습니다. 혈연에 의한 귀족이나 노예들이 존재하는 사회를 깨트리고 등장한 게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끝에는 또 다시 혈연에 의한 귀족들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말기 자본주의적인 상황에서, 머리만 좋은 평민들이 택할 길은 빠른 시간내에 상상을 초월하는 고소득 직종이 있어야 된다는 것 뿐이죠.
물론 그런 고소득 계층은 또다른 자본주의하의 귀족계층의 형성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합니다.
장부위에 적혀진 숫자이외에 실재하지 않는 허수 가치는 필연적으로 붕괴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으로라도 신분계층의 상승을 노리던 일부 금융귀족들은 우습게도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첨병이 되어버린 거죠. 제가 써놓고도 도대체 이 문단에서 몇번의 역설이 등장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공산주의와 달리 자본주의가 허용해주는 무제한적인 인간의 욕망은, 그 욕망이 가지고 있는 혼란스럽고 불규칙적인 특성에 따라, 궁극적으로 자본주의 자체를 파괴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그것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반영한 시스템이기에 붕괴하는 겁니다.
그 대안이 공산주의라고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7.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미국정부의 대응
촛불시위에 대응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응과 별 다를바를 모르겠더군요. 그나마 신속하다는 것에 점수를 좀 줄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에 대한 대응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정부의 어제 오늘의 대책은 그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수준이라는 생각만 드는군요. 쉽게 얘기해서 주택담보대출에 관련된 부실채권을 사주고, 그로 인해 무너질 금융회사들을 구제해 주기만 한다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부시가 요청한 7000억불로는 그것 조차도 불가능한 액수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현재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여기에 있다는 거죠. 즉, 문제의 해결점은 주택가격이 올라야 된다는 것인데, 미국의 특질 상, 주택가격을 다시 오름세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주택가격의 1/10도 안되는 돈으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고, 그 주택 가격이 오름에 따라 오른 부분에 대한 추가 대출을 받아 이자내고 생활비로 쓰는 미국인들의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오바마는 해결할 수 있을까요?
8. 이번 사건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가?
모릅니다.
1번부터 7번까지의 질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알게 된다면 8번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1번부터 7번까지의 질문에 대한 답도 얻질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적어놓은 답은 기말고사 한달전부터 당구장에서만 살던 불량학생이 문제지 받아들고, 다 찍어놓은 불량 답변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그런 인식을 가지고 8번, 궁극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빠른 시간내에 8번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마치겠습니다.
물뚝심송@찌질넷
편집자 주 : 이 글에 대한 답변으로 전문가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8/09/26 - [경제] - 미국의 금융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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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빈 라덴의 승리와 미국의 운명
Tracked from 일체유심조 삭제Rancet님의 블로그를 보다가 "이번 미국 금융위기의 승자는 오사마 빈라덴이다. 그의 역사적인 9.11 뉴욕 공격이 결국 사실상 미국 경제를 벼랑으로 몰아넣은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확 눈에 ...
2008/09/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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