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탔다.
19시간 예정이었으나 몽골과 러시아 국경에서 무려 3시간을 지체한 것에 더하여 여러가지 이유로 26시간이나 걸렸다. 국경에선 자는 사람들도 모조리 깨워 살벌하게 여러가지 조사를 했다. 특히나 길이가 190도 넘는 정말 잘생긴 군인 하나를 풀어 천장까지 뜯어보며 열차를 이잡듯 수색하는 것을 보고 아주 질렸다.
할 일이 없었다. 낮엔 사진이라도 찍었지. 밤이 되니 정말 무료했다. 술 마시는 일에도 지쳐 잠이나 자려 했더니, 잡것들이 잠도 못자게 하는 거다. 툴툴
울란바토르 - 이르쿠츠크 구간은 시베리아열차의 지선에 해당한다. 북북서로 올라가는 구간인데, 해발고도는 서서히 낮아진다. 해서 바깥 기온은 대충 영하 30도 근방을 오락가락한다고 했다. 열차 안은 더웠다. 다행히 열차에서 제공한 시트와 수건은 깨끗했다. 객차 앞부분에는 뜨거운 물도 무한정 제공해줬다. 커피나 컵라면 만드는데 아무 지장 없었다. 별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너무 많이 챙겼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생각 외로 자작나무는 별로 크지 않았다. 줄기가 일단 가녀리고, 숲도 울창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이제 사진 끝. 밤새 술을 퍼 마실 줄은 미처 모르고 있었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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