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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 + 문어 번개

음식 2007/11/16 10:46 by 알밥


수능 보는 날이라는데, 이런 날 하루정도는 시험본 아이들에게 양보하라는 질시어린 눈총을 뒤로하고 알바들은 또 모여서 술을 먹었다.

왕년에 입시 한번 안 치뤄본 사람 있나~~

아무 목적도 없고, 그냥 몇명이서 술이나 한잔 하자더니 점점 사람이 모여서 제법 많아 보인다. 기억으로는 대략 일곱이나 모인 것 같다.

종목은 곱창..

이 곱창이라는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메뉴인데, 자주가는 사당동 신스1986 곱창부터 교대앞에 거북곱창? 그리고 각 지역별로 특색도 많고 재료도 다르고 요리 방식도 다른 곱창이 아주 많다. 일단 짐승의 창자를 구워 먹는 것은 기본인데, 소나 돼지나 창자의 종류도 다양하고,소화기관 말고도 호흡기관(허파)도 있고, 순환기관(심장), 거기다가 간에 뭐에 아주 다양한 내장을 구워 먹는다.

음식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보면 좀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지만, 이게 그냥 고기보다 훨씬 맛있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일단 기본으로 깔리는 메뉴는 대부분 이런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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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약간 흔들렸다. 간과 천엽인데, 이거 싱싱한 천엽을 꼭꼭 씹어 먹으면 그 고소한 맛이 비길 데가 없다. 간도 마찬가지, 날것으로 먹는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땐 불위에서 살짝 겉만 익혀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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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뉴인 곱창이 나왔다. 듬직하게 생기고 목청도 좋은 사장님이 직접 와서 무슨 그림 그리듯이 곱창을 불판에 가지런히 늘어 놓는다. 곱창에는 곱이라는 내장지방이 들어 있기 마련인데, 그 곱이 많은 곱창이 맛도 좋고 더 연하다. 뭐랄까.. 짐승들도 운동 안하고 편하게 먹고 자란 넘들이 이 내장지방이 많이 낄텐데..

사실 저거 보고 있으면 내 뱃속에 있을 내장지방의 모습이 연상되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다.

하지만 맛으로 모든 것을 눌러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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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위의 곱창은 어느새 이렇게 되어 버린다. 물론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사장님이 와서 썰어서 가지런히 놓고 양파와 감자로 데코레이숑을 해 줘야 한다.

팽이버섯도 보인다. 어차피 불판에 흥건한 기름으로 인해 맛있게들 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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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을 먹고 난 불판에 염통도 구워 먹어 본다. 이날 따라 수전증이 심해졌나, 화면이 안 흔들린  사진을 고르기가 힘들다.

대략 이 정도로 일차를 마치고, 이차를 가기로 한다.
예정된 대로, 가기로 한 이차집에 자리가 안 난다고 그래서 일차 곱창집에서 은근히 시간을 때웠다. 전화해 달라고 부탁했단다.

도대체 어떤 집으로 사람들을 끌고 갈려고 그러는 걸까..

막상 도착해 보니 간판이 범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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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에서 술먹고 취해서 헤롱거리면 새우잡이 배에 팔아 먹기라도 할 것같은 느낌을 주는 간판이다.

수족관에서는 이런 넘이 우리를 지켜본다. 사실 걔들이 뭐 우릴 지켜볼 정신적 여유가 있겠나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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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갔더니 벽에 이런 것들이 걸려있다. 저거.. 네오프렌 소재의 잠수수트인데 나도 몇개 있다. 반팔 반바지로 되어 있는 것은 잠수안해도 여름에 물놀이 가서 입어주면 체온도 지켜주고 다치지도 않고 아주 좋다. 심지어 배를 눌러줘서 좀 날씬해 보이기도 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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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마레스 아니면 시액서브 브랜드가 많이 보인다. 이 집 주인은 전문 잠수꾼인 모양이다.

이런 해산물 요리를 해 주는 집에선 보통 깔아주는 것도 해산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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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나온다. 홍합국물에 국수를 말아 놨다.

이게 일차집에서라면 좀 이상하겠지만 이차집에서는 먹을 만하다. 국물도 시원하고 부드러운 국수로 곱창에 상처받은 내 곱창을 달래 주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옆에 이런 대접이 하나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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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되게 엉망이다. 저게 자세히 보면, 익은 김치를 기름에 볶은 거다. 제법 맛있게 볶았다.

그런걸로 차려진 상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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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엇.. 화면 하단에 이미 메인 메뉴가 나와 있는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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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집의 메인접시는 문어와 멍게와 소라였던 것이다.

멍게는 날거로, 소라는 데쳐서 나온다. 그러나 그거 조차도 옆접시 개념이고 메인중의 메인은 문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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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문어를 잘 삶으면 붉은 색이 아주 감칠맛 나게 돌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동해안 돌밭에서 잡히는 피문어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 여기서 나온 문어는 아까 들어오기 전에 인사한 그놈이었을까?

하여간 알바들은 모이면 잘도 논다. 뭔 할 얘기들이 그리 많은지, 끊이지 않고 지치지 않고 떠든다.

대략 집이 멀다는 핑계를 대고 나와 또 한명의 알바는 이 쯤에서 퇴장을 했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아마도 3차 4차 더 갔을 거라고 믿는다. 아니 확신하는 거지 뭐...

집에 왔더니, 마눌님께서 또 한잔 더 하자고 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또 한잔을 더 한다.

그리고 졸리고 취해서 잠이 들었다. 뭔가 전반적인 톤이 맥이 빠진 거 같지만, 요즘 며칠동안 계속 무리를 했던 탓이리라..

활력을 되 찾으려면??

어디가서 보신탕이라도 한그릇 먹어야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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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물뚝심송님께서 2007년 11월 16일에 찌질넷에 발표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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